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 달라고 하면 처음 겪는 신혼부부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때 쓸 수 있는 장치가 계약갱신청구권입니다. 법령에는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적혀 있고, 같은 제도를 가리킵니다. 언제까지 말해야 하는지, 얼마까지 올릴 수 있는지, 집주인은 어떤 경우에 거절할 수 있는지를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말해야 합니다

생활법령정보에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2개월 기준은 2020년 12월 10일 이후 처음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 적용됩니다.

만기가 2027년 6월 말이라면 대략 2026년 12월 말부터 2027년 4월 말까지가 말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만기 두 달을 앞두고 알아보면 이미 닫힌 뒤일 수 있으니 달력에 만기일부터 거꾸로 표시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의사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는 이 안내 페이지에 따로 설명이 없습니다. 의사를 전달한 날짜가 남는 방식으로 전하시길 바랍니다.

횟수는 1회, 갱신 기간은 2년입니다

생활법령정보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고 설명합니다. 신혼집에서 2년을 살고 한 번 갱신하면 최대 4년을 한 집에서 지내는 셈입니다. 갱신된 계약은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므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차임과 보증금뿐입니다. 올리는 쪽만이 아니라 시세가 내렸다면 임차인이 내려 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새집에 짐을 옮기는 부부

갱신요구권을 쓰면 인상은 5%까지입니다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갱신하는 경우 증액은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 즉 5%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합의로 새 계약을 쓰면 이 상한이 걸리지 않습니다. 보증금이 2억원이면 최대 1,000만원이고, 계산 예시일 뿐이라 실제 금액은 계약서 보증금으로 따져 보셔야 합니다.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는 지역 시장 여건을 고려해 이 범위 안에서 상한을 조례로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5%보다 낮은 상한을 정한 시·도 조례는 2026년 10월 현재 확인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5%가 그대로 상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증액에는 시기 제한도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이나 증액이 있은 뒤 1년 이내에는 증액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같은 안내 페이지의 Q&A는 5%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상한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집주인이 반드시 5%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갱신요구권을 쓰지 않는 경우는 다릅니다. 국토교통부 법령해석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로 5%를 넘는 갱신계약을 맺는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이후에 갱신요구권을 1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상한은 갱신요구권을 쓸 때의 보호 장치이므로,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어느 쪽 방식인지 구분해 두시길 바랍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

법이 정한 거절 사유 가운데 신혼부부가 자주 접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실거주: 임대인(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그 집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 차임 연체: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이 밖에 임차인의 전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파손,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 등도 사유에 들어갑니다. 임차인 잘못이 아닌 사유도 있습니다. 철거나 재건축을 위해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인데, 계약할 때 공사 시기와 기간을 구체적으로 고지받았거나 건물이 노후·훼손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래된 집이라면 계약서에 철거·재건축 계획 고지가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월세가 낀 계약이라면 연체 이력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갱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는데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했다면,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거절 후 그 집이 다시 매물로 나오는지 눈여겨보시면 됩니다. 배상액은 합의가 없으면 환산월차임 3개월분, 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기존 환산월차임의 차액 2년분, 실제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

중간에 나가야 한다면

갱신 기간 중에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하면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아이가 생겨 더 큰 집으로 옮길 계획이 있다면 갱신 기간 2년 안에 이 3개월을 어떻게 활용할지 미리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보증금을 지키는 방법으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조건을 다룬 글이 있습니다. 증액된 계약의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절차도 별도로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첫 계약 때 보셨던 전월세 계약 전 확인 목록을 갱신 때 한 번 더 훑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갱신 시점의 구체적인 법 적용은 사안마다 다를 수 있으니, 법률구조공단이나 국토교통부 주택임대차 상담 창구에서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