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지를 달고 다녀도 정작 주차장에서는 일반 요금을 그대로 낸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서울에 산다면 올해 7월부터 이 요금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개정안을 7월 19일 공포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임산부가 타고 있기만 하면 요금이 반값이 되는 제도입니다. 근거가 서울시 조례라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영주차장이 기준입니다. 자치구가 운영하는 주차장에도 적용되는지는 관할 구청에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공식 안내문 대신 뉴스로만 퍼지다 보니 정작 대상자인 임산부 본인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무엇이 바뀌었고 증빙은 어떻게 하는지, 기존에 있던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이나 가족배려주차장과는 뭐가 다른지 정리했습니다.

공영주차장 요금 반값, 무엇이 새로 생겼나

이번 조례 개정으로 임산부가 탑승한 차량이면 운전자가 누구든 요금을 깎아줍니다. 임산부 본인이 운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배우자나 부모, 친구가 운전하더라도 차 안에 임산부가 함께 있고 증빙자료를 보여주면 할인이 적용됩니다.

시설할인 내용
공영주차장주차요금 50% 할인
물재생시설 내 체육시설이용료 50% 할인, 주차요금도 감면
한강공원·도시공원 유료시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입장료·이용료 감면 대상 포함

출처: 서울신문.

서울시는 이번 할인이 ‘임산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든 데 따른 후속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한강공원이나 도시공원은 애초에 무료 시설이 대부분이라 체감 효과는 유료 시설을 자주 이용할 때 더 클 겁니다.

증빙은 임산부 앱카드로

할인을 받으려면 임산부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서울시가 준비한 방법은 임산부 앱카드입니다. 서울지갑 앱에서 내려받아 주차장 정산소나 관리사무소에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언론 보도에는 앱카드의 구체적인 발급 절차까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앱카드가 아직 손에 없다면 임신확인서나 산모수첩(표준모자보건수첩)을 함께 챙겨 현장 관리자에게 문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서울시 임신·출산 지원 사업 대부분이 이 서류들로 임산부 여부를 확인해 온 만큼 대체 증빙으로 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가에서 배를 감싸 안은 임산부

헷갈리는 세 가지 제도, 뭐가 다른가

서울에는 이번에 생긴 요금 할인 말고도 임산부를 위한 주차 제도가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대상과 이용 방식이 각각 다릅니다.

제도색깔·표시이용 대상이용 방법
임산부 전용주차구역보라색임신 중~분만 후 6개월 미만 여성보건소에서 임산부 자동차 표지 발급받아 부착
가족배려주차장꽃담황토색임산부, 6세 미만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와 동반자별도 표지 없이 대상이면 이용
공영주차장 요금 50% 할인(신설)표시 없음, 일반 주차칸임산부가 탑승한 모든 차량임산부 앱카드 등으로 현장 증빙

출처: 서울시 공식 안내, 서울시 가족배려주차장 안내.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은 서울시 안내에 따르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출산예정일이 적힌 임신확인서나 표준모자보건수첩을 제출하면 표지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유효기간은 임신이 확인된 때부터 분만 후 6개월까지이고, 이 기간이 지나거나 다른 시·도로 전출하면 쓸 수 없습니다.

가족배려주차장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기존에 있던 여성우선주차장을 전환해 만든 자리로, 서울시가 밝힌 전환 대상은 여성우선주차장이 있는 공공·민간 주차장 약 3,000곳, 5만 6,285면입니다. 전환을 마친 수가 아니라 대상 규모입니다. 임산부뿐 아니라 6세 미만 아이를 동반한 보호자,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까지 별도 표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전용주차구역과 다릅니다.

임산부 전용주차구역, 위반해도 과태료는 없다

많은 분이 의외로 여기는 지점이 있습니다.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에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세워도 전국 공통의 과태료 규정은 없다는 점입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과 달리 이 구역은 국가 법령이 아니라 지자체 조례로 설치·운영되는데, 서울시 공식 안내에도 위반 차량은 “이동 조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벌금 조항은 없습니다.

실제로 뉴스1 보도는 임산부·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절반가량이 무단주차 차량으로 채워져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전한 바 있습니다. 표지를 붙이고 다녀도 자리가 없어 헤매는 임산부가 많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도입된 요금 반값 할인은 표지가 없는 일반 주차칸에서도 적용됩니다. 자리를 못 찾는 문제와는 별개로 요금 부담만이라도 줄여주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서울이 아니라면

이번 50% 할인은 서울시 조례로 만든 제도라 다른 지역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자체마다 임산부 교통비나 주차 지원을 따로 운영하는 곳이 있지만 내용과 금액은 제각각입니다. 거주지에 비슷한 제도가 있는지는 시청이나 구청, 보건소 또는 다산콜센터(서울은 02-120) 같은 곳에 문의해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국민행복카드)처럼 전국 공통으로 받는 혜택은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아이와 외출할 때 챙길 것들은 아이 동반 외출 체크리스트도 참고할 만합니다.

조례나 지침은 시행 초기에 세부 사항이 조정될 수 있으니, 실제 이용 전에 서울시나 관할 주차장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