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교는 오후 1시인데 퇴근은 6시. 이 다섯 시간을 어떻게 메울지가 초등 저학년 부모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육아휴직을 또 쓰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을 때 쓰라고 만든 제도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이하(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근로자라면 근무시간을 주 15~35시간으로 줄일 수 있고 줄어든 임금의 일부를 고용보험이 채워 줍니다. 2026년 1월부터는 이 급여의 상한액이 월 22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2학기가 시작되는 지금, 하교 시간에 맞춰 근무를 조정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조건부터 신청까지 정리했습니다.
조건 한눈에 보기
고용24 제도 안내를 기준으로 핵심 조건은 이렇습니다.
| 구분 | 내용 |
|---|---|
| 대상 자녀 |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
| 근속 요건 | 시작 예정일 전날까지 6개월 이상 |
| 단축 후 근로시간 | 주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 |
| 사용 기간 | 기본 1년, 육아휴직 미사용분 가산 시 최대 3년 |
| 분할 사용 | 가능, 1회 최소 1개월 |
대상 자녀 나이부터 짚고 갑니다. 원래는 만 8세(초2) 이하였는데, 2025년 2월 23일부터 만 12세(초6) 이하로 늘었습니다. 아이가 3~4학년이라 예전에 대상이 아니었던 분도 지금은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간 계산이 좀 독특합니다
기본 사용 기간은 1년입니다. 그런데 육아휴직을 안 쓰고 남겨 둔 기간이 있다면 그 두 배만큼 더해집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정리된 규정인데, 예를 들어 보면 이렇습니다.
육아휴직 1년을 하나도 안 썼다면 기본 1년에 2년이 더해져 최대 3년까지 근로시간 단축을 쓸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6개월 썼다면 남은 6개월의 두 배인 1년이 더해져 총 2년이 됩니다. 육아휴직을 아껴 둘수록 단축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라서 휴직과 단축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지 미리 그려 보는 게 좋습니다.
나눠 쓸 수도 있습니다. 1회 최소 1개월 이상이면 되니, 방학에는 풀타임으로 일하고 학기 중에만 단축하는 식의 설계도 가능합니다.
줄어든 월급은 얼마나 채워 주나
근무시간을 줄이면 회사는 일한 시간만큼만 임금을 줍니다. 이 빈 부분을 고용보험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로 보전하는데, 계산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매주 줄인 시간 중 최초 10시간까지는 통상임금의 100%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의 상한이 월 250만원, 하한이 50만원입니다. 10시간을 넘겨 줄인 부분은 통상임금의 80%가 기준이고 상한은 월 160만원입니다. 두 상한 모두 2026년 1월 1일부터 오른 금액입니다(각각 220만원, 150만원에서 인상).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오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통상임금이 월 300만원인 근로자가 주 40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인 경우입니다.
최초 10시간분은 상한에 걸려 250만원 기준으로 계산해 250만원 × 10/40 = 62만 5천원. 나머지 10시간분은 300만원의 80%인 240만원이 상한 160만원을 넘으므로 160만원 기준으로 160만원 × 10/40 = 40만원. 합쳐서 매달 102만 5천원을 급여로 받습니다. 회사에서 받는 절반치 임금에 이 급여를 더하면 근무시간은 절반인데 수입은 원래의 80%를 넘게 유지되는 셈입니다. 다만 이건 통상임금 기준의 단순 계산이라 각종 수당이 있는 실제 월급과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고용24 모의계산에서 본인 조건으로 돌려 보는 게 정확합니다.
사진: KATRIN BOLOVTSOVA / Pexels
회사에는 언제, 어떻게 말하나
시작하려는 날의 30일 전까지 회사에 신청서를 내야 합니다. 기한을 넘겨 냈더라도 신청 자체가 무효가 되는 건 아니고 회사가 신청일부터 30일 안에 시작일을 지정하게 됩니다.
회사가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근속 6개월 미만인 경우, 대체인력을 구하려고 14일 이상 노력했는데 채용하지 못한 경우, 업무 성격상 근로시간을 나누기 어렵거나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회사는 허용해야 합니다.
급여 신청은 따로 해야 합니다
회사에 단축을 신청하는 것과 정부에 급여를 신청하는 것은 별개 절차입니다. 급여는 근로자 본인이 고용24에서 신청하는데,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단축을 30일 이상 사용했을 것, 그리고 단축 시작 전까지 고용보험 가입 기간(피보험 단위기간)이 합산 180일 이상일 것.
신청 가능한 시점은 단축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이고 단축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 12개월을 넘기면 받을 수 없으니 복직 후 바빠지기 전에 처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가 발급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확인서’가 필요하니 인사팀에 미리 요청해 두세요.
출산 전후 제도와 이어서 설계하기
이 제도는 출산 전후의 다른 휴가·휴직 제도와 이어 붙일 때 힘을 발휘합니다. 올해는 특히 바뀌는 게 많은데, 8월 20일부터 연 1회 1~2주 단위로 쓰는 단기 육아휴직이 시행됐고 9월 18일부터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출산 전에도 쓸 수 있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배우자 출산휴가 개편 정리 글에서 다뤘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휴직으로 온전히 돌보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남긴 휴직 기간을 두 배로 불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전환하는 조합이 대표적입니다. 어린이집 입소를 준비 중이라면 입소대기 신청 가이드도 함께 읽어 보세요.
제도 세부 요건과 급여 산식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 신청서를 내기 전에 고용24 안내 페이지를 한 번 열어 최신 기준인지 확인하고 움직이시길 권합니다. 궁금한 점은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서도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